▲ 배우 신구가 10일 서울 종로구 NOL 서경스퀘어에서 열린 ‘불란서 금고’ 제작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2.10. 연합뉴스
국내 현역 최고령 배우 신구가 연극 ‘불란서 금고’로 올해도 무대에 선다.
신구는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NOL 서경스퀘어 스콘 1관에서 열린 ‘불란서 금고’ 제작발표회에서 “살아있으니까, 내가 평생 해왔던 게 연극이니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불란서 금고’는 장진 연출이 2015년 ‘꽃의 비밀’ 이후 약 10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희곡이다. 은행 건물 지하, ‘밤 12시 모든 전기가 나가면 금고를 연다’는 단 하나의 규칙에 따라 다섯 명이 모이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신구는 이날 “너무 성급하게 (출연을) 결정한 것 같다”며 좌중을 웃긴 후 “막상 연습해보니 하기 힘든 점도 있어 노욕을 부린 건 아닌가 싶다. 몸이 마음만큼 움직여주지 않는다. 대사를 외우는 일도 쉽지 않다”고 했다.
신구는 노령으로 예전 같은 몸 상태가 아니지만, 연습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후배 배우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장진은 “선생님은 자신이 무대에 오르기에 힘든 몸 상태라고 생각하셨지만, 마음을 바꾸신 후 집에서 미리 작품 준비를 하셨다. 요즘 연습실에서도 가장 열심히 하신다”면서 “‘불란서 금고’가 선생님께 살아 계시는 이유가 됐다는 문자를 받았을 때 내가 더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신구는 “살아 있으니까 평생 해왔던 연기를 계속하는 것이다. 연기는 밥 먹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내가 형님이라고 불렀던 이순재씨가 몇 달 전 돌아가셔서 이제는 위에 모실 분이 아무도 없다는 게 아쉽다. 나도 몸 여러 군데에 장애가 왔지만, 작품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3월 7일부터 5월 31일까지 대학로 NOL 서경스퀘어 무대에 오르는 ‘불란서 금고’에는 신구와 성지루를 비롯해 장현성, 김한결, 정영주, 장영남, 최영준, 주종혁, 김슬기, 금새록, 조달환, 안두호가 출연한다.
출연 배우는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면서도 장진 특유의 리듬과 호흡을 보여줄 예정이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후배 배우들은 신구와 함께하기 위해 이번 작품에 선뜻 출연했다고 입을 모았다.
성지루는 신구를 아버지라 부르며 “아버지와 같은 작품,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라면서 “이번 작품이 아버지께 맞춰 쓰인 만큼 같은 역할을 연기하는 것이 배우로서 부담이 크다. 하지만 나만의 것을 찾아서 보여드리려 한다”고 밝혔다.
문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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