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미있다! 우리 고전 시리즈. 창비 제공
“용왕의 병은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충성스러운 신하들이 바닷속에서 구할 수 있는 약이란 약은 다 구해다가 정성을 다해 달여 먹였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북쪽 바닷속은 온통 근심에 쌓이고 말았다.”(‘토끼전’ 중에서)
지난 23년간 누적 110만부가 판매되며 꾸준히 사랑받은 창비의 대표적인 어린이 고전 시리즈 ‘재미있다! 우리 고전’이 개정판으로 돌아왔다. 원전의 의미와 작품이 지닌 고유의 맛은 살리는 동시에 동시대 어린이와 청소년이 쉽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도록 어려운 표현을 다듬었다. 현직 초등학교 교사가 독후 활동지를 더해 작품을 읽고 생각을 확장할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전체 20권 중 우선 10권이 최신 개정판으로 돌아왔다. ‘토끼전’, ‘심청전’, ‘홍길동전’, ‘박씨 부인전’, ‘장화홍련전’, ‘북경 거지’, ‘도깨비 손님’, ‘옹고집전’, ‘흥보전’, ‘양반전 외’ 등이다. ‘조웅전’과 ‘춘향전’, ‘전우치전’ 등 11권부터 20권까지는 창비 어린이책 50주년을 맞는 내년 상반기에 출간될 예정이다.
‘재미있다! 우리 고전’ 시리즈는 그간 제6회 한국출판문화 대상을 받았고 서울시교육청과 경기도학교도서관사서협의회 등 여러 기관의 추천 도서로 선정됐다. 어린이와 청소년이 고전을 줄거리로 접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 편을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읽을 수 있도록 기획했다. 활발히 활동하는 시인, 소설가들이 여러 이본과 연구 자료를 살펴 원전의 문학적 매력을 살린 것이 장점이다.
‘토끼전’의 경우 소설가 이혜숙이 필사본 ‘토공전’을 중심으로 ‘토처사전’에서 인상적인 대목을 가지고 와 판소리 대본 ‘수궁가’와 ‘토별가’의 재미있는 대목을 더해 다시 풀어냈다. 자라의 꾐에 빠져 용궁에 간 토끼가 용왕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기지를 발휘하는 모습은 스스로 판단하는 지혜와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을 되새기게 한다.
“애고, 아버지! 제 효성이 부족하여 제 몸은 살아나고 아버지는 눈을 못 떴으니 제가 다시 죽어서 옥황상제께 호소하여 아버지 눈을 뜨게 하리다.”(‘심청전’ 중에서)
2권 ‘심청전’은 시인 장철문이 썼다. 판소리 ‘심청가’와 판소리계 소설 ‘심청전’의 여러 판본을 폭넓게 살피고, 장점을 한데 모아 어린이와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게 풀어냈다. 장철문은 ‘재미있다! 우리 고전’ 시리즈에 대해 “우리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오늘의 삶을 새롭게 만나는 기쁨”이라고 평했다.
오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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