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에서 2000년 전 은화가 3㎏ 넘게 발굴됐다. 라인란트 고고학유산관리청(LVR)
독일에서 2000년 전 로마 시대 은화가 3㎏ 넘게 발굴됐다.
22일(현지시간) 독일 라인란트 고고학유산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가을 쾰른 남쪽 베셀링 인근 농경지에서 로마 시대 은화가 무더기로 발굴됐다.
발견자는 올리버 리들로 그는 탐지 허가를 받고 금속탐지기로 해당 지역을 살펴보다가 로마 은화 여러 점을 발견했다. 은화 15점을 파낸 뒤에도 탐지 신호가 계속 이어지자, 그는 더 큰 규모의 매장물이 있을 것으로 판단해 곧바로 당국에 신고했다.
발굴 결과 로마 공화정과 제국 전반기에 널리 통용되던 데나리우스 은화가 총 934점, 중량으로 3.1㎏이 수습됐다.
발굴된 은화 중 시기가 가장 늦은 것이 124~125년에 주조된 것으로, 이 은화가 하드리아누스 황제(재위 117~138년) 때 묻힌 것으로 추정됐다.
라인란트 고고학유산관리청장인 에리히 클라센 박사는 “이 시기 매장물로는 독일 최대이며 세계 다섯 번째 규모”라고 설명했다.
주화 대부분은 플라비우스 왕조 황제들(69~96년) 시기 것이었고, 가장 오래된 것은 로마 공화정 시대인 기원전 148년에 주조된 것이었다. 매장 당시 이미 27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통용되던 화폐였다.
발견 당시 주화는 한곳에 밀집돼 있었다. 발굴팀은 흙덩이째로 떠서 보존처리실로 옮겼고, X선 촬영을 먼저 진행했다. 흙덩이 안에서는 도리 항아리 파편과 지푸라기 흔적이 나왔다. 짚을 깐 항아리에 은화를 담아 묻었던 것으로 보인다.
▲ 독일에서 2000년 전 은화가 3㎏ 넘게 발굴됐다. 라인란트 고고학유산관리청(LVR)
매장지가 오랫동안 경작지로 쓰이면서 용기가 부서졌고, 주화가 흙 속에서 흩어졌으나 조사팀이 전량을 찾아 수습했다.
클라센 청장은 발견자의 신중한 대응 덕분에 완전하고 전문적인 수습이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대량의 은화가 왜 그곳에 묻혀 있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클라센 청장은 “은행이 없던 시대라 돈을 안전하게 보관하려 했을 가능성이 크다. 주인이 매장 위치를 알리지 못한 채 사망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추측했다.
주화를 정밀조사한 라헬 오테 박사에 따르면 발견된 은화의 가치는 당시 로마 군단병의 3년 치 연봉에 해당한다. 일반 군단병 연봉이 300데나리우스였는데, 그중 절반가량이 식량과 장비 비용으로 공제됐기 때문에 실제로 이만큼의 은화를 모으려면 꼬박 6년이 걸렸을 것이라고 오테 박사는 설명했다. 소유자가 누군지 불분명하지만, 인근 로마 농장의 저택에 살던 인물이었을 수 있다.
▲ 독일에서 2000년 전 은화가 3㎏ 넘게 발굴됐다. 라인란트 고고학유산관리청(LVR)
은화가 발견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서는 금속탐지기 탐사에 문화재 당국의 허가와 토지 소유자의 동의, 그리고 전문기관 교육 이수가 필요하다. 매장물이 발견되면 주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주정부 소유가 되며, 발견자가 규정을 지켰을 경우 보상금을 받는다.
이번에 발견된 매장물은 본에 있는 주립박물관에서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된다. 학계에는 현재 본에서 열리는 연례 학술대회에서 공개된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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