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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탄 디자인 ‘암살자(들)’ 티켓에 메가박스 사과…“영화 못 보고 제작” [이슈픽]

입력: ‘26-10-04 17:44 / 수정: ‘26-10-04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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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암살자(들)’ 메가박스 ‘오리지널 티켓’ 디자인을 두고 부적절한 시각 효과가 포함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티켓의 흰색 본체와 투명판을 겹치면 총탄 자국이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 있던 연단, 육영수 여사가 앉아 있던 자리, 태극기 등에 겹쳐진다. 사진은 흰색 티킷과 투명판을 겹치기 전(왼쪽)과 후(오른쪽)의 모습. 메가박스 인스타그램 캡처


고(故) 육영수 여사 피격 사망 사건을 다룬 영화 ‘암살자(들)’이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극장 체인 메가박스 측이 총탄을 형상화한 ‘오리지널 티켓’ 디자인에 대해 사과했다.

메가박스는 4일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올린 ‘암살자(들) 굿즈 이슈 관련 사과문’에서 “당사의 ‘오리지널 티켓’은 관람 고객께 무상제공되는 굿즈로 모든 제작 과정은 배급·제작사와의 협의를 통해 진행된다”면서 “이번 암살자(들) 오리지널 티켓의 경우는 일정이 촉박해 담당자들이 영화를 미리 보지 못한 상태에서, 배급·제작사와 협의하에 제공받은 한정된 이미지만으로 제작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극중 장면과 포스터 이미지를 활용해 해당 영화의 성격과 내용을 부각하려 했으나, 역사적 비극과 참혹한 사건이 지닌 엄중함과 무게를 깊이 헤아리지 못했다”면서 “불편함을 느끼신 분들께, 그리고 사건 당시 아픔을 겪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암살자(들) 오리지널 티켓은 개봉 당일 대부분 소진됐으며, 남은 수량은 고객 증정용으로 사용하지 않고 전량 폐기할 예정이라고 메가박스는 밝혔다.

또 향후 오리지널 티켓 제작 시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에 대한 사회적·윤리적 영향을 철저히 검증할 수 있도록 내부 절차를 마련하도록 하겠다면서 굿즈 제작을 비롯한 모든 대외 활동에 더욱 신중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오리지널 티켓은 영화관 등에서 발권되는 영수증 형태의 관람권이 아니라 일부 관객에게 제공되는 일종의 기념품이다. 영화 포스터나 상징적인 장면을 디자인해 두꺼운 카드형 티켓으로 제작, 선착순으로 제공한다.

메가박스는 ‘암살자(들)’이 개봉한 지난달 23일부터 이 영화 관람객을 대상으로 오리지널 티켓을 선착순 증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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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28일 서울의 한 영화관에 걸린 ‘암살자(들)’ 홍보물. 2026.9.28 연합뉴스


해당 티켓은 흰색 본체와 그 위에 겹쳐 사용하는 투명 재질의 판으로 구성돼 있다. 그런데 흰색 티켓과 투명판을 겹쳤을 때 나타나는 시각적 효과 때문에 일각에서는 관객이 직접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에 총탄을 맞추는 것 같은 효과를 노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흰색 티켓에는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장을 연상시키는 무대가 그려져 있다. 왼쪽에는 당시 박 전 대통령이 연설하던 연단, 오른쪽에는 육 여사가 앉아 있던 좌석을 떠올리게 하는 인물 배치가 있다.

투명판을 흰색 티켓 위에 포개면 투명판 상단 총탄 표시 3개가 왼쪽 연단, 오른쪽 좌석의 인물, 상단 태극기에 맞물리게 겹쳐진다.

지난 2일 이기인 개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영화 티켓 사진을 올린 뒤 “메가박스가 내놓은 영화 암살자들의 오리지널 티켓이라고 한다. 도톰한 티켓에 총탄 자국이 표시된 투명판을 겹치면 태극기와 연단, 육영수 여사로 보이는 인물 위에 탄흔이 포개진다”면서 “관객의 손으로 피격 장면을 완성하게 하는 듯한 디자인이다. 이것도 표현의 자유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목숨을 앗아간 총격을 투명판을 겹쳐보는 소장품으로 만들어야 했느냐. 이것을 받아 들 유족의 마음은 단 한 번이라도 생각했느냐”며 “누군가에게는 평생 지워지지 않는 참극이 어떻게 다른 누군가에게는 기발한 판촉 아이디어가 되느냐”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표현의 자유는 비판을 막아주는 방탄판이 아니다”라며 “이런 디자인을 내놓을 자유를 말하려거든 그 잔인함과 천박함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감당하시라. 누군가의 죽음이 당신들의 ‘소장 가치’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스타벅스코리아) ‘탱크데이’ 이벤트 한 번에 압수수색과 전국 매장 역사교육, 대검찰청 지시해 기프티콘 구입 내역까지 전수조사하고 공직자들이 앞장서서 불매운동까지 했다”며 “그런데 전직 대통령 부인의 피살을 형상화한 티켓 굿즈 앞에서는 이토록 조용하다. 분노의 기준이 달라져서는 안 된다. 인간의 존엄에 진영별 잣대가 있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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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암살자(들)’의 허진호 감독. 하이퍼미디어코프 제공


허진호 감독이 연출한 영화 ‘암살자(들)’은 육 여사 피격 사건의 전말이 알려진 것과 다를 수 있다는 의문에서 출발하는 미스터리 추격극이다. 유해진이 형사 철구, 박해일이 신문사 사회부장 재환, 이민호가 신입 기자 영일 역을 맡았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특별수사본부는 북한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의 지령을 받은 문세광이 광복절 경축사를 하던 박 대통령을 저격하려다 미수에 그쳤고, 대신 옆에 앉아 있던 육 여사가 총탄에 맞아 숨졌다고 결론지었다.

문세광은 그해 12월 20일 서울구치소에서 사형에 처해졌다. 그러나 이후 ‘육 여사가 맞은 총탄은 문세광이 아닌 경호원이 쏜 것’이라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됐다. 영화는 범행의 진실을 파고드는 기자와 형사를 중앙정보부가 방해하는 장면을 통해 이러한 의혹을 다뤘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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