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 서울신문 페이스북
  • 서울신문 유튜브
  • 서울컬처 인스타그램
  • 서울신문 트위터
서울컬처 홈 서울컬처 홈 서울컬처 홈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네이버블로그

놀 줄 아는 유물들… 런웨이에 오르다

입력: ‘26-09-20 19:52 / 수정: ‘26-09-20 19:52

해학의 ‘국중박 분장놀이’ 결선

확대보기
▲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지난 19일 열린 ‘국중박 분장놀이’ 결선 진출자 중 한 팀이 ‘기마인물형토기’를 주제로 한 분장쇼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머리 위에 산봉우리와 신선들을 얹은 ‘백제금동대향로’가 런웨이를 걸었다. 턱을 괸 채 한쪽 다리를 올린 ‘반가사유상’, 층층이 쌓아 올린 높이 4.3m의 ‘고려 청동 공양탑’, ‘성덕대왕신종’을 원피스처럼 걸친 참가자들이 차례로 런웨이에 서서 각자의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정적인 전시장의 유물들이 몸짓과 익살을 입은 ‘인간 유물’이 된 순간이었다.

●런웨이 선 유물들… 참가자 작년 3배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에서 지난 19일 열린 ‘2026 국중박 분장놀이 전국편’ 결선에는 박물관 추산 약 3000명의 인파가 몰렸다. 국중박 분장놀이는 참가자가 직접 박물관 유물로 분장하고 자신만의 해석을 곁들여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관람객 참여형 코스프레 행사다. 지난해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올해는 전국 단위 행사로 판이 커졌다.

강원 춘천·충남 공주·대구·전북 전주에서 열린 권역별 본선을 거쳐 올라온 25팀이 유물 분장을 한 채 런웨이에 섰다. 각자의 개성 넘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자 관객들은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대상 ‘잉어 연적’… “유물 알리고 싶어”

확대보기
▲ 대상을 받은 전은슬(오른쪽)씨가 ‘백자 잉어모양 연적’으로 분장. 뉴시스


영예의 대상은 몸에 꼭 붙는 ‘쫄쫄이’ 옷을 입고 ‘백자 잉어모양 연적’(백자 청화 이형 연적)으로 분장한 전은슬(22)씨가 차지했다. 고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기증품이기도 한 이 유물은 생동감 넘치는 형태가 특징이다. 전씨는 수상자로 호명되자 놀란 표정으로 잉어처럼 펄쩍 뛰고, 양발로 박수를 치는 ‘발박수’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화려하고 정교한 대형 작품들 사이에서 가장 큰 호응을 끌어낸 순간이었다.

확대보기
▲ 백자 잉어모양 연적.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전씨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유물을 봤을 때 굉장히 현대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잘 알려지지 않은 유물을 알리고 싶어 선택했다”고 말했다. 전날 전공 시험을 치렀다는 그는 “갓 잡은 활어의 통통 튀는 매력을 표현하기 위해 낚시꾼이 등장하는 결선 퍼포먼스를 급히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최우수상은 각각 ‘반가사유상’·‘중흥산성 쌍사자 석등’·‘청동 방울’·‘국새 제고지보’·‘단종 복위 시호 금보’로 분장한 5개 팀에게 돌아갔다. 우수상은 각각 ‘천흥사명 동종’·‘왕흥사터 사리구’·‘진묘수’·‘성덕대왕신종’·‘청동 공양탑’을 선보인 5개 팀이 선정됐다.

확대보기
▲ ‘청동 방울’을 표현한 참가자들. 뉴시스


●4.3m 공양탑 옮길 용달차까지 동원

청동 공양탑으로 우수상을 받은 ‘방탑고려단’은 메이크업 아티스트 박한솔(33)씨, 인테리어·스튜디오 작업자 송백선(35)씨, 무용수 윤수빈(25)씨가 의기투합한 팀이다. 박씨는 “탑을 층별로 나눠 용달차로 운반한 뒤 현장에서 조립했다”며 “4.3m 높이의 작품은 한 달 반에 걸쳐 제작됐고 제작비로 약 240만원이 들었다”고 소개했다. 윤씨는 “한국에도 이렇게 화려한 고려 유물이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확대보기
▲ ‘청동 공양탑’을 주제로 한 팀의 모습. 연합뉴스


진묘수로 우수상을 받은 ‘웅진지키빅’은 중학교 미술교사 2명이 꾸린 팀이다. 익명을 요구한 A씨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지만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공주와 무령왕릉을 알리기 위해 참가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국중박 분장놀이는 총 275팀, 643명이 지원해 지난해보다 3배 이상 커진 규모를 자랑했다. 4개 지역 본선과 서울 결선을 합쳐 누적 관람객 수만 1만명을 훌쩍 넘겼다.

국립중앙박물관 측은 “관람객들이 유물을 엄숙한 전시품으로만 대하는 것을 넘어, 직접 관찰하고 재해석해 보는 과정을 통해 우리 문화유산을 한층 친근하게 경험하도록 하는 데 이번 행사의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임훈 기자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지역 문화예술 이야기+
  • ‘덩기덕 쿵덕’…한국민속예술제 평창서 개막
    전국의 민속예술이 한자리에 모이는 한국민속예술제가 강원 평창에서 펼쳐진다. 최장수 민속예술 축제로 1958년부터 매년 시도를 순회하며 열리고 있다.평창군은 민속예술제를 18일부터 20일까지 진부면민체육공원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군과 강원도,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이번 축제에는 16개 시도와 이북5도를 대표하
  • 메밀꽃 핀 소설 속 그 곳…평창 효석문화제 개막
    강원 평창 효석문화제가 4일부터 13일까지 봉평면 효석문화마을에서 열린다.축제장은 문학과 전통이 어우러진 3개 구역으로 구성됐다. 1구역은 문화예술마당으로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 속 풍경처럼 흐드러지게 핀 메밀꽃밭과 이효석문학관, 효석 100리길로 이뤄졌다. 해설사와 함께하는 문학 산책과 이효석문학상
  • 운동장·광장·옥상이 극장…무더위 식혀주는 ‘야외 영화제’
    탁 트인 공간에서 영화를 감상하며 한여름 무더위를 식힐 수 있는 야외 영화제가 잇달아 열린다.강원 강릉 정동진독립영화제가 7일부터 10일까지 정동초교 운동장과 독립예술극장 신영에서 열린다. 입장료는 무료이고, 한 회당 입장객은 정동초교 2000명, 신영 111명이다. 영화제에선 작품 공모에서 선정된 단편 25편과
  • 서울신문 CI
    • 광화문 사옥: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24 (태평로1가 25) , 강남 사옥: 서울시 서초구 양재대로2길 22-16 (우면동 782)|  대표전화 : (02) 2000-9000
    • 인터넷서울신문에 게재된 콘텐츠의 무단 전재/복사/배포 행위는 저작권법에 저촉되며 위반 시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