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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로 충분했던 그 감성… 돌아온 ‘Zion.T 2026’

입력: ‘26-11-03 00:54 / 수정: ‘26-11-03 00:54

14~15일, 9년 만에 단독 콘서트 무대 오르는 가수 자이언티

‘양화대교’의 위로로… ‘회전목마’ 음색으로
15년간 쌓아온 히트곡, 하나의 카테고리 묶어
“지금까지 자이언티 음악 여정 보여주는 무대 될 것”

작업 중인 4집은 노랫말·악보·에너지에 집중
기획사 대표로 ‘뮤지션 자생 시스템 만들기’ 목표
“천천히, 오랫동안… 별자리 같은 궤적 보여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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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자이언티. 스탠다드프렌즈 제공


가수 자이언티가 오는 14~15일 9년 만의 단독 콘서트로 관객을 만난다. ‘양화대교’의 위로로, ‘회전목마’의 목소리로 그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지난 음악 여정과 현재 그의 모습을 함께 펼치는 자리다.

지난달 29일 서울 마포구 스탠다드프렌즈 사무실에서 만난 자이언티는 단독 콘서트를 앞둔 심경을 묻는 질문에 “팬들 중에도 제 콘서트를 처음 보는 분들이 많다”며 “저도 너무 오랜만이라 긴장된다. 팬들과 관객들을 처음 만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번 ‘자이언티 2026 라이브’에는 별도의 부제나 거창한 설정이 없다. 직접 그린 그림으로 포스터를 꾸몄고, 주제는 ‘2026년의 자이언티’다. 그는 “지금까지의 자이언티를 보여주는 무대일 것 같다”며 “그동안 해온 음악을 정리하고 싶다”고 했다.

비비드라는 음악 모임(크루)에서 활동하던 자이언티는 2011년 ‘클릭 미’로 데뷔했다. 1집 ‘Red Light’(레드 라이트)의 ‘뻔한 멜로디’와 ‘Babay’(베이베)에서는 독특한 음색과 리듬 감각을 펼쳤다. 가족 이야기를 담은 ‘양화대교’, 지친 이를 위로하는 ‘꺼내 먹어요’에 이어 2집 ‘OO’(오오)의 ‘노래’에서는 ‘이 노래가 유명해지지 않았으면 해’라는 역설적인 고백을 건넸다. 3집 ‘Zip’(집)의 ‘모르는 사람’과 ‘언러브’로 관계와 감정에 대한 시선을 넓혔다.

그를 기억하는 노래는 세대마다 다르다. 그는 “젊은 세대 중에는 자신을 ‘회전목마 아저씨’로 아는 이들도 있다”고 했다. ‘회전목마’는 2021년 엠넷 랩 경연 프로그램 ‘쇼미더머니10’에서 소코도모가 선보인 곡이다. 자이언티와 원슈타인이 함께 노래해 음원차트 정상에 올랐다.

무대에서 지난 시간을 정리하는 한편 새로운 음악도 준비하고 있다. 그는 “10년 넘게 띄엄띄엄 쌓은 히트곡들이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이지 않는 게 아쉬웠다”고 했다. 2023년 12월 발매한 3집에 대해 그는 “이전 향을 지워주는 에스프레소 같은 앨범”이라는 비유를 들었다. 향수를 만드는 조향 작업 중 향과 향 사이에 맡았던 에스프레소에서 착안했다. 익숙한 감각을 비우고, 목소리보다 곡 전체의 분위기가 중심이 되는 음악을 시도했다. 자신을 더 자유롭게 만들기 위한 ‘준비 운동’이었다.

작업 중인 정규 4집에서는 직접 손을 대는 부분을 늘린다. 동료들과 일을 나누는 데 익숙해지며 게을러진 부분이 있었다는 자각에서다. 반주의 리듬과 작은 소리까지 다듬던 데뷔 초반의 방식으로 돌아가 달라진 자신의 선택을 확인하려 한다.

“모닥불에서 기타 하나 갖고 부르더라도 부족하지 않은 노래를 만들고 싶어요. 노랫말과 악보, 에너지에 집중해보자는 거죠. 자이언티의 본질이 뭘까, 지금 나는 뭘 하고 싶지. 그 답을 찾아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이번 단독 공연은 기획사 스탠다드프렌즈를 이끄는 그에게 또 다른 의미다. 회사에 매달린 지 5년, 공식 설립을 기준으로는 4년째다. 목표는 ‘뮤지션이 자생할 수 있는 건강한 시스템’이다.

인지도 있는 가수의 행사 출연으로 매출을 내는 방식은 당장은 효율적이다. 그러나 새 작품과 팬을 쌓는 일을 놓치면 음악가의 활동 수명이 짧아질 수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단독 공연은 관객과 관계를 다지고 가수의 브랜드를 키워 다음 작품의 기반을 만드는 일이다. 그는 “관성적인 제작비 지출을 줄이고 앨범과 공연이 다음 창작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모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확신을 더한 것은 일본의 한 애니메이션 회사였다. 신작이 없는 기간에도 창작자들과 수십년 관계를 유지하며, 할아버지와 아버지, 손자가 함께 이야기할 작품을 만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단기 성과도 중요하지만 음악가와 작품을 그만큼 긴 시선으로 바라보고 싶다는 것이다.

“앞으로 나올 히트작들의 꼭짓점들을 별자리처럼 이어보면 스탠다드프렌즈를 설명할 궤적이 될 것 같아요. ‘어떻게 이렇게 했지?’라는 감탄이 나올 때까지, 천천히 오랫동안 보여주고 싶어요.”

김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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