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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한글 현판’ 더 달까...국민 200명 목소리 들어보니

입력: ‘26-07-26 16:19 / 수정: ‘26-07-27 09:12

“한글 역사성·국가 정체성 반영”
“중첩적 개입, 보존 원칙 어긋나”
정부, 향후 정책 검토에 의견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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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 앞에서 한 관광객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문화체육관광부와 행정안전부는 ‘광화문 현판, 한글 병기해야 할까요?’를 주제로 모두의 토론회를 열고 광화문 한글 현판 병기 방안을 논의했다. 뉴스1


광화문 현판의 한글 병기 여부를 두고 정부와 전문가, 일반인이 토론하는 자리가 처음 마련됐다.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26일 ‘광화문 한글 현판 병기’를 주제로 첫 ‘모두의 토론회’가 열렸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행정안전부가 공동 주최한 이번 토론회에는 사전 모집된 국민 200여명과 문화유산·역사·한글·도시경관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해 한글 현판 추가 방안을 다각도로 논의했다.

광화문 현판은 시대 상황과 정책 판단에 따라 여러 차례 바뀌었다. 1968년 복원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 한글 현판이 설치됐고, 2010년에는 원형 복원을 이유로 한자 현판으로 교체됐다. 이어 2023년 10월 기존 현판의 균열 문제로 검정 바탕에 금색 글자를 새긴 현재의 한자 현판이 새로 걸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진행된 전문가 발제부터 찬반이 팽팽히 맞섰다. 찬성 측 박현모 세종국가경영연구원 원장은 “세종대왕 시기 한글 창제의 역사성과 국가 정체성을 반영해 한글 현판을 함께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세계적으로도 문화유산의 원형 유지가 절대적 원칙은 아니며 한글 현판 병기는 역사를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 이어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 측 김현경 한국전통문화대 교수는 “광화문은 여러 차례 복원과 변화를 겪었지만 그때마다 하나의 현판만을 선택해 왔다”며 “한글 현판 추가는 과거와 다른 중첩적 개입으로 보존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판 추가 대신 전시, 해설, 교육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한글의 가치를 알릴 수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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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광화문 현판, 한글 병기해야 할까요?’를 주제로 모두의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는 사전 모집을 통해 선정된 국민 약 200명이 참여했다. 뉴스1


전문가 발제 이후 열린 소그룹 토론과 패널 토론에서는 국민들이 각자의 생각을 나눴다. 행사장에서는 현장 투표를 실시해 참여자들의 찬반 의견을 직접 수렴하기도 했다.

토론에 참여한 대학생 전가람(24)씨는 “문화재 가치 보존 측면에서 논의 실익이 없고, 경복궁 복원사업 취지와도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말했다. 반면 이진서(68)씨는 “세종대왕과 광화문광장, 경복궁으로 이어지는 맥락에서 우리 국어로 민족 정체성을 드러내는 일은 의미가 크다”는 의견을 냈다.

문체부는 그간 토론회(3월), 누리집 의견게시판 운영(4~5월) 등을 통해 국민 의견을 수렴했다. 아울러 이번 모두의 토론회에서 제시된 의견까지 종합해 향후 정책 방향을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

김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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