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한우 영남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과 교수. 영남대 제공
인공지능(AI)이 문헌 요약과 데이터 분석을 넘어 논문 작성과 심사까지 수행하는 시대를 맞아 학술 연구의 본질과 윤리적 패러다임 전환을 다룬 신간이 나왔다.
11일 영남대와 커뮤니케이션북스에 따르면 박한우 미디어커뮤니케이션 교수는 최근 ‘AI와 논문’을 출간했다. 박 교수는 이 책을 통해 단순한 AI 활용 팁이나 무조건적인 기술 배제론을 넘어, AI 결과를 검증하고 질문을 던지는 인간 연구자의 주체성을 강조했다.
박 교수는 책에서 AI 사용을 무조건 배제해야 한다는 태도를 ‘AI 엄숙주의’로 정의했다. 가짜 인용을 비롯한 연구윤리 문제는 경계해야 하지만, 탐지기 점수만으로 연구자를 판정하는 방식 역시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금지와 무조건적 수용 대신, AI가 내놓은 답을 결론이 아닌 ‘검증해야 할 후보’로 바라보는 제3의 길을 제안했다.
특히 AI가 코딩과 실험, 논문 작성까지 전담하는 ‘에이전트 아카데미’의 등장에 대비해, 핵심 판단과 최종 책임을 연구자가 담당하는 ‘하이브리드 AI 사이언티스트’ 모델을 제시했다.
연구윤리에 대한 시각 전환도 촉구했다. 대학과 학회가 새로운 금지선만 높이는 방식으로는 편향성이나 확증 편향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AI 판단에 질문하고 반론을 제기하며 수정할 수 있는 권한과, 그 결과에 책임지는 구조를 만드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책의 마무리는 뜻밖에도 ‘멍때리기’의 가치로 끝을 맺는다. AI가 답을 만드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인간이 좋은 질문을 고민할 시간이 줄어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 교수는 “새로운 연구 질문은 여백과 비효율의 시간에서 나온다”며 “AI가 무엇을 잘하는지 알고 활용하되, 무엇을 믿고 의심하며 책임질지 결정하는 것이 AI 시대의 진정한 ‘스마트한 논문 쓰기’”라고 했다.
대구 민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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