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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로 밝혀진 ‘동다송’ 탄생 비화…‘차의 성인’ 초의선사 서신 번역 출간

입력: ‘26-09-11 11:11 / 수정: ‘26-09-11 11:11

박동춘 소장 기증…간찰 155점 엮은 학술총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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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지화가 초의선사에게 보낸 간찰 모습. 국립전주박물관 제공


조선 후기 대표 선승인 초의선사(1786~1866)는 우리나라 차 문화를 정립한 인물로 꼽힌다. 차를 만들고 감별·음용하는 법과 다선일미 사상을 글로 남겨 ‘다성(茶聖)’으로도 불린다. 그가 쓴 ‘동다송’은 한국 차 문화를 대표하는 다서로 평가받는다.

“동다행을 서울에 보낼 때 사람을 시켜 급히 베꼈는데, 지금 읽어보니 오류가 많아서 표를 달아 질의를 썼는데, 이 외에도 착오가 있을 듯합니다. 지금 부쳐 드리니, 하나하나 고쳐 회신 편에 도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1837년 정월 무렵 진도 감목관 변지화가 초의선사에게 보낸 편지에 담긴 내용이다. 이 편지는 오늘날 ‘동다송’으로 알려진 글의 원래 제목이 ‘동다행’이었으며, 변지화의 요청에 따라 초의선사가 원고를 검토하고 수정·보완하는 과정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동다행’은 이 과정 뒤 ‘동다송’으로 제목이 바뀐 것으로 확인된다.

국립광주박물관은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박동춘 소장에게 기증받은 초의선사 관련 유물 가운데 간찰 86건 155점을 번역·정리한 학술총서 ‘박동춘 기증 초의선사 유묵 번역집 간찰편’을 발간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간찰편은 상·하권으로 구성됐다. 간찰은 개인 사이에 주고받은 사적인 편지로, 문집이나 관찬 기록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일상과 감정, 인간관계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자료다.

수록된 편지들은 초의선사가 교유한 유학자와 승려, 지방 관리, 아전 등이 보낸 것이다. 박물관은 이를 통해 초의선사의 교유 관계와 활동, 조선 후기의 사회·문화적 상황을 살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변지화의 편지는 새해가 됐다는 표현 등을 근거로 1837년 정월 무렵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변지화는 당시 진도 감목관을 지냈으며, 해남현감 신태희의 서울행으로 초의선사를 찾아가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어렵게 됐다는 사정도 편지에 적었다.

초의선사가 정약용과 맺은 인연이 후손에게 이어졌다는 사실도 간찰에서 드러난다. 정약용의 아들 정학유와 손자 정대무가 초의선사에게 보낸 편지 등이 번역·정리됐다.

국립광주박물관은 2021년 박동춘 소장으로부터 초의선사 관련 유물 169건 364점을 기증받았다. 이후 2022년부터 유묵 번역 사업을 추진해 2023년 시회 기록을 담은 ‘가련유사’, 2024년 시와 산문을 수록한 ‘시문편’을 발간했다. 이번 간찰편은 유묵 번역 사업의 세 번째 성과다.

박물관은 앞으로 이번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기증 유물을 전시로 공개할 계획이다. 간찰편은 국립광주박물관 홈페이지의 학술·보고서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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