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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범퍼에 매달린 채 죽어간 개… 이 모습이 실수입니까 [김유민의 노견일기]

입력: ‘21-05-08 08:11 / 수정: ‘23-01-03 12:38

경찰 “동물학대 책임 묻기 어렵다”
개 사육장 운영 50대에 ‘혐의없음’

혹한 속 밧줄로 차에 묶인 개는 고통 속에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충북 옥천의 한 초등학교 앞에 주차된 차 앞쪽에는 개 한 마리가 밧줄과 함께 쇠로 된 긴 개 줄이 묶여 있었고, 입가에 피를 흘리며 누워 움직이지도 않았다.

발 4개가 다 뭉개져있는 것을 본 제보자가 경적을 울리자 A씨는 놀라지도 않고 덥석 개를 들어 자동차 바퀴 옆으로 옮긴 후 사라졌다. 지난 1월 5일 개 사육장을 운영하는 50대 A씨는 옥천읍에서 무쏘 픽업트럭에 개를 매단 채 5㎞가량을 주행해 개를 죽게 했다.

제보자와 동물권단체의 신고로 경찰조사를 받게 된 A씨는 “지인한테서 차에 개를 묶어놨다는 연락을 받았지만, 바쁜 나머지 깜빡 잊고 운행했다”고 주장했다. 살아 있는 개의 목줄을 차량 ‘앞’범퍼에 묶고, 5km나 달렸지만 고의가 아니라고 했다.

경찰은 지난 4일 A씨에게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동물학대의 책임을 묻기 어렵다며 해당 사건을 불송치하고 관련 기록을 검찰에 넘겼다. 경찰은 “현행법상 동물은 재물로 분류돼 고의가 아닌 과실일 경우에는 재물손괴죄로 형사처벌이 어렵다. 동물학대 고의성을 입증할 증거가 부족했다”고 밝혔다.

동물보호법상 동물을 잔인한 방법으로 죽게 한 경우 동물학대죄가 성립될 수 있는데, 관건은 ‘고의성’이다. 운전석에서 앞범퍼에 묶인 개의 모습을 몰랐다는 A씨의 주장이 받아들여진 것을 두고 동물학대에 면죄부를 준 것이나 다름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최근 10년간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경찰에 검거된 인원 3345명 중 실형을 받은 건 10명에 불과하다. 동물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끔찍한 학대를 막기 위해 동물의 법률상 지위를 ‘물건’으로 규정한 현행법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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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유민의 노견일기 - 늙고 아픈 동물이 버림받지 않기를
http://blog.naver.com/y_mint 인스타 olddogdiary 페이스북 olddogfamily
한국에서는 해마다 10만 마리의 유기동물이 생겨납니다.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의 동물들이 받는 대우로 짐작할 수 있다”는 간디의 말이 틀리지 않다고 믿습니다. 그것은 법과 제도, 시민의식과 양심 어느 하나 빠짐없이 절실하게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생명이, 그것이 비록 나약하고 말 못하는 동물이라 할지라도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다 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노견일기를 씁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슬픔을 표현하는 것조차 어렵고, 그래서 외로울 때가 많습니다. 세상의 모든 슬픔을 유난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에게 반려동물과 함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반려인들의 사진과 사연,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동물의 이야기들은 y_mint@naver.com 로 보내주세요. 진심을 다해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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