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관장직 거취 문제 지적도
▲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기에 앞서 개인 소장품 전시를 둘러싼 논란에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친일파의 글씨를 애국지사의 유묵으로 잘못 전시하고, 해당 작품이 자신의 소장품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밝힌 데 대해 고개를 숙였다. 여야 의원들은 작품 검증 부실뿐 아니라 관장 소장품의 출품 과정과 이해충돌 소지를 집중 추궁했다.
유 관장은 1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에 앞서 “국민 여러분께서 박물관에 보내 주신 깊은 신뢰와 박물관 직원들이 노력해 쌓아 올린 가치가 저의 중대한 불찰로 한순간에 무너졌다”고 밝혔다. 이어 “그 어떤 학술적 취지나 설명도 국민들께서 느끼실 실망감 앞에서는 핑계가 될 수 없다”며 국민과 애국지사 유족, 박물관 직원들에게 차례로 사과했다.
유 관장은 앞서 전시품 철수와 검증 결과 발표 당시 사과하면서도 자신의 소장품이라는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데 대해 “관장 개인 소장품임을 떳떳하게 밝히지 못했다”며 “중대한 착오이자 불찰”이라고 말했다. 사과문을 읽는 동안 두 차례 허리를 숙이기도 했다.
이어진 질의에서는 소장 사실 미공개 경위가 도마에 올랐다. 문체위원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앞선 사과 때 왜 자신이 소장자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느냐고 묻자 유 관장은 “제가 미술사가로서 큰 실수를 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것을 주저했다”며 “저의 큰 실책이었다”고 답했다.
이어 기관장이 자신의 소장품을 전시하는 것이 공무원 행동강령에 저촉될 소지도 지적됐다. 유 관장은 “전시 후 다른 기관에 기증할 계획”이었다며 “금전적 이득을 취할 목적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다만 “기관장으로서 이게 맞나 안 맞나를 섬세히 못 따진 건 제 불찰”이라고 인정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책임론을 제기했다.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은 유 관장이 앞선 사과에서 자신의 소장품을 직접 추천했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은 점을 비판했다. 이어 유 관장이 2008년 문화재청장 재직 당시 숭례문 화재 이후 사직서를 제출한 일을 거론하며 거취 문제도 꺼냈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해당 작품을 애국지사 박원근의 글씨로 판단한 근거와 별도의 감정 여부를 추궁했다. 유 관장이 “저 자신이 서예사의 전공자이기 때문에 제가 그렇게 확신을 했던 것”이라고 답하자, 김 의원은 “개인의 확신에 의존해 검증 없이 전시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직원들이 전문가이자 현직 관장인 유 관장의 판단에 반박하기 어려웠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논란이 된 작품은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에 출품된 ‘일반시국은’ 유묵이다. 당초 애국지사 박원근의 유묵으로 소개됐으나 이후 친일반민족행위자 박중양의 글씨로 판별됐다. 해당 작품이 유 관장의 개인 소장품이라는 사실까지 뒤늦게 드러나면서 출품 경위와 검증 절차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졌다.
김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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