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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밤 수놓을 순수한 목소리…“무대서 오래 빛나는 노래할 것”

입력: ‘26-09-08 18:10 / 수정: ‘26-09-09 00:53

새달 13일 본지 ‘가을밤 콘서트’ 무대에 서는 소프라노 황수미

선곡으로 가곡 ‘코스모스를 노래함’
바리톤 길병민과 ‘첫사랑’ 함께 불러
자연스레 세계 넘나드는 시간 예고
“경쟁보다 자신만의 음악 보여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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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콘서트홀 공연 전 안내방송의 그 목소리, 단아한 연기와 아름다운 발성으로 노래하는 소프라노 황수미가 10월 13일 서울신문 주최 ‘2026 가을밤콘서트’에서 한국 가곡과 오페라 아리아, 뮤지컬 넘버 등 다양한 음악을 들려준다. 본인 제공


서울 롯데콘서트홀을 자주 찾는 관객이라면 그의 목소리를 이미 알고 있다. 공연 시작을 알리는 안내 방송에서 흘러나오는 단정한 음성의 주인공이 소프라노 황수미(40)다. 객석의 불이 꺼지기 직전 귀에 스치던 그 목소리를, 오는 10월 1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만날 수 있다.

황수미는 지난 7월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오른 ‘투란도트’에서 단아한 연기와 맑은 목소리로 끝까지 책임을 다하는 시녀 류의 선택에 개연성을 입혔다. ‘2026 가을밤콘서트’ 무대에서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자신이 선택한 곡을 펼쳐놓는다.

이흥렬(1909~1980)의 가곡 ‘코스모스를 노래함’으로 문을 열고 샤를 구노(1818~1893)의 오페라 ‘파우스트’ 중 ‘보석의 노래’, 자코모 푸치니(1858~1924) 오페라 ‘잔니 스키키’의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를 들려준다. 이어 뮤지컬 ‘마이 페어 레이디’의 ‘밤새도록 춤출 수 있어요’까지 건너간다. 바리톤 길병민과는 ‘첫사랑’과 프란츠 레하르(1870~1948)의 ‘입술은 침묵하고’를 함께 부른다.

공연에 앞서 8일 서면으로 만난 황수미는 다양한 언어와 발성을 담은 선곡을 두고 “목소리 색을 바꿔 부르는 게 아니라 곡의 분위기와 가사에 따라 표현이 자연스럽게 달라진다”며 여러 세계를 넘나드는 시간을 예고했다. 전막이 아닌 무대에서 아리아 한 곡으로 인물을 세우는 일에 대해서는 “등장하는 순간부터 이미 그 인물로 마음이 맞춰져 있어야 한다”며 “아리아 앞뒤의 상황을 알아야 가사의 표현도 자연스러워진다”고 덧붙였다.

황수미는 독일 ARD 뮌헨 국제음악콩쿠르 2위(2012년), 아넬리제 로텐베르거 콩쿠르 우승(2013년)에 이어 2014년에는 멘델스존 콩쿠르 1위와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 부문 우승을 거머쥐며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독일 본 오페라극장과 비스바덴 헤센 주립극장, 스위스 제네바극장, 오스트리아 테아터 안 데어 빈 등 유럽 무대에서 주역 가수로 활동해왔다.

황수미가 내딛는 영역은 갈수록 넓어진다. 2022년부터는 경희대에서 미래의 성악가들을 가르치고 있고, 지난해엔 롯데콘서트홀 마티네 ‘황수미의 사운드트랙’에서 선곡과 섭외, 진행까지 도맡으며 기획자의 자리에도 섰다. 그는 “끝없이 자신과의 한계에 부딪히며 공부해야 하는 분야가 음악이라 생각한다”면서 “경쟁보다는 자신만의 음악을 하는 사람이 결국은 무대에서 오래 빛난다는 말을 학생들에게 해주고 있다”고 했다.

그는 여전히 자신이 산 아래에 서 있다고 말한다. “성악만으로도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아 있다”는 그는 “공부하고 싶은 작품도, 풀고 싶은 발성의 숙제도 여전하다”고 몸을 낮췄다. “화려한 기억으로 남지 않더라도, 스스로 돌아봤을 때 적어도 음악 앞에서는 성실한 사람이고 싶습니다.”

서울신문이 주최하는 ‘가을밤콘서트’는 올해 27회를 맞는 클래식 시리즈다. 1부에서는 지휘자 차웅이 이끄는 군포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조아키노 로시니(1792~1868)의 ‘세비야의 이발사’ 서곡을 들려주고, 바이올리니스트 윤소영이 요하네스 브람스(1833~1897)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한다. 공연이 열리는 10월의 멋진 날, 황수미와 길병민은 같은 제목의 노래를 나란히 부르며 가을 정취를 끌어 올린다.

최여경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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