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박물관, 나한좌상 등 126점 전시
“발원·염원·도량으로 귀환 의미 담겨”
▲ 국립전주박물관이 16일부터 오는 11월 29일까지 특별전 ‘도량으로의 귀환, 전주 서고사 나한’에서 전시하는 가섭존자, 아난존자와 16구의 나한상 모습.
국립전주박물관 제공
25평 전시실 중앙에 가섭존자와 아난존자가 서 있고, 좌우로 16명의 나한이 나란히 앉았다. 한때 전북 전주시 서고사 나한전을 지켰던 이들은 2004년 8구가 도난당하며 흩어졌다가 22년 만에 처음 한자리에 모였다.
국립전주박물관은 대한불교조계종 서고사와 공동 주최로 16일부터 오는 11월 29일까지 특별전 ‘도량으로의 귀환, 전주 서고사 나한’을 연다고 15일 언론공개회에서 밝혔다. 목조나한좌상과 복장물 등 유물 44건 126점을 선보이며, 서고사와 금산사성보박물관에 나뉘어 있던 나한상 16구를 처음 함께 전시한다.
도난과 환수의 과정에서 남은 상흔도 전시에 담겼다. 2004년 나한상 16구 중 8구와 복장물이 사라졌다. 2014년 경매 출품 과정에서 4구가 확인돼 회수됐고, 2020년 나머지 4구도 환수됐다. 일부 상에는 도난 사실을 감추려 덧칠한 흔적, 복장물을 꺼내는 과정에서 목 부위가 손상된 흔적이 남았다.
전시는 불상 안에서 발견된 복장물들의 상세한 정보도 전한다. 발견된 후령통은 복장물을 담는 원통형 용기로 백자로 만들어졌다. 발원문은 제작 시기와 봉안처, 조각승·시주자, 조성 뜻을 적은 기록이다. 2014년 환수된 4구의 나한상에서는 발원문·경전·다라니·후령통이 확인됐지만 2020년 2차로 환수된 4구에서는 다라니만 남아 있었다. 발원문에는 1695년(숙종 21년) 5월 23일 조각승 성심(性沈) 등이 나한상을 만들어 소요산 백련사에 봉안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백련사의 정확한 위치와 나한상이 서고사로 옮겨진 시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박물관은 세부를 정교하게 다듬은 조각 수법과 제작 기록을 근거로 이 나한상을 17세기 불교조각의 특징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했다. 조선 후기 조각승 진열의 양식 형성에 수화승 성심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검토할 단서이기도 하다.
박경도 국립전주박물관장은 “도난으로 훼손된 나한상에 보존처리와 과학조사를 병행했다”며 “이번 전시가 나한상에 담긴 발원과 염원, 도량으로 돌아온 성보문화유산의 의미를 국민과 함께 나누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주 김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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