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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치고 싶은 문장]

입력: ‘26-10-16 01:03 / 수정: ‘26-10-16 02:57
고양이는 시: 세계 고양이 시선집(랜달 자렐 등 지음, 에이치비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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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여, 오만한 포로여,/ 한동안 올 생각도 않더니/ 어스름 깔린 탁자를 넘어/ 이제야 머뭇머뭇 다가온다// 일과의 끝을 알리는 전령인가,/ 바지런한 펜이 미웠던 걸까/ 막 쓰기 시작한 원고에/ 살포시 앞발을 올린다(한스 카로사, ‘고양이에게 바치는 시’ 중에서)

고양이의 매력에 푹 빠진 것은 옛날 시인들도 마찬가지다. 메리 올리버,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 페르난두 페소아 등은 모두 고양이에 관한 시를 썼다. 이 책은 그들의 시 45편으로 엮은 ‘고양이 시집’이다. 160쪽, 1만 5300원.

말린 고추와 복숭아향 립스틱(서동민 지음, 제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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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같이 나가자.

제철소 YA 문학 시리즈 ‘트:럭’의 첫 책. 희곡 ‘말린 고추와 복숭아향 립스틱’은 여성이 되고 싶은 오빠 규빈과 가부장적인 집에서 떠나고 싶은 여동생 은빈의 이야기를 그린다. 재개발 하나만 바라보는 할머니, 아들에 집착하는 엄마의 서사를 교차시키며 재개발과 장손 선망 뒤에 숨은 ‘정상가족’의 허구를 들춘다. ‘고추 말리는 냄새가 진동’하는 빌라를 ‘가족의 힘’으로 묵묵히 견딘 규빈이 결국 은빈에게 손을 내밀며 말하는 마지막 대사는 작품의 메시지를 응축한다. 144쪽, 1만 5000원.

심장, 유영(최현진 지음,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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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할 수 있어. 모르는 사람을 구하겠다고 위험을 감수하잖아. 너 같은 사람이 꿈을 이루어야지. … 꿈이라는 단어가 나를 바다까지 민다. 우리가 탄 보트는 시간의 물살을 타고 기억의 강을 거슬러 간다.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 작가 최현진의 신작 장편소설. 모종의 상실을 겪고 방콕에서 살아가는 태국인 소년 ‘한’과 실패에 지친 한국인 소녀 ‘윈터’가 우연히 스타 배우 ‘Y’의 절망이 담긴 쪽지를 주웠다. 그를 구하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 한과 윈터가 Y를 구하려 손을 내미는 과정에서 서로의 상처를 들여다보고, 자신이 외면했던 슬픔과 마주하며 비로소 스스로를 구원할 단단한 사랑의 힘을 얻게 된다. 268쪽, 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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