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노동자의 정당한 대가는 얼마인가”
김현철 연세대 의대 교수가 던진 질문
▲ 오은영 박사 인스타그램 캡처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인 오은영 박사의 이른바 ‘고액 상담료’에 대한 일부 따가운 시선에 연세대 의대 교수가 “그 가격이 꼭 비싸다고 보기 어렵다”고 일침했다. 해당 분야의 최고 전문가가 받아야 하는 마땅한 대가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현철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는 1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지식 노동자의 정당한 대가는 얼마일까”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소비자는 비싸다고 느끼면 가지 않으면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영유아와 청소년 정신건강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오은영 박사의 상담료를 두고 설왕설래가 많았다”며 “한 시간에 수백만원까지 든다는 이야기였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한 분야 최고 전문가의 한 시간이라면 그 가격이 꼭 비싸다고 보기 어렵다고 생각했다”면서 “최정상급 가수들이 받는 출연료처럼 다른 분야의 최고 대가와 견주어 보면 더 그렇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오 박사는 자기 병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이기도 하다”면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값을 얼마로 매길지는 그분의 자유”라고 설명했다.
“한 분야 최고 전문가의 한 시간, 비싸지 않아”김 교수는 그러면서 대학교수들의 강연료에 적용되는 상한선과 정부 및 공공기관이 대학교수들에게 지급하는 강연료를 언급하며 지식 노동에 대한 대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이른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으로 인해 사립대학 교수 기준으로 외부 강연료 상한은 1시간에 100만원, 2시간에 200만원으로 묶여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1시간 강연은 1시간 노동이 아니다. 준비에 짧게는 몇 시간, 길게는 1~2주가 걸린다”면서 “이 노동을 강연 시간으로 묶어두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 김현철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
서울시 제공
그러면서 최근 한 정부 기관에서 전 국민 토론회의 주제 강연을 요청받으면서 강연료로 30만원을 제시받은 사실을 언급했다.
김 교수는 “그동안 연구해온 자료를 다시 검토하고 하루를 들여 내용을 정리하고 슬라이드를 만들었다”면서 “그 전 일주일 동안에도 틈틈이 강연의 방향을 고민했으며, 행사 당일에는 하루 종일 자리를 지켜야 했다. 사실상 한 달 이상이 들어간 강연”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담당 공무원도 강연료를 모르고 있었고, 뒤늦게 알게 된 강연료가 30만원이었다는 점에 그는 “모욕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결국 강연을 무료로 하겠다고 밝혔다고 그는 전했다. 그는 “그것이 내 자존감을 지키는 길이었다”면서 “그동안 정부기관 강연을 금액 때문에 망설인 적은 없었지만, 앞으로 이 기관이 부를 강사들을 생각해서 일부러 작은 잡음을 냈다”고 말했다. 이후 해당 기관에서 강연료를 조정하는 절차가 진행됐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 달 들여 준비한 정부기관 강연료가 30만원”김 교수는 “육체노동의 가치가 더 높아져야 우리 사회가 경쟁 압력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서 “동시에 지식노동에도, 육체노동에도 최고 수준이 있다. 각 분야의 정상권에 있는 사람들을 우리 사회는 어떻게 대우해야 할까”라고 반문했다.
김 교수는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부교수이자 홍콩과기대 경제학과 및 정책학과 부교수를 역임 중이다. 응용미시경제학, 보건경제학 등을 연구하고 있으며 연세대 인구와 인재 연구원장을 맡고 있다.
또 이달 초 서울시의 제2대 서울건강총괄관으로 위촉돼 시정 전반에 시민 건강의 관점을 반영하기 위한 정책 자문을 맡게 됐다.
한편 오 박사는 지난해 초까지 ‘오은영 의원’을 운영해 왔다. 오은영 의원의 1시간 상담료는 약 1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으며, 각종 검사 등을 포함하면 비용이 추가됐다. 그럼에도 상담 예약 자체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었다.
오 박사는 지난해 2월 오은영 의원의 진료를 종료했다. 현재 서울 강남구와 경기 수원시, 성남시에 ‘오은영 아카데미’를 운영 중이다.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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