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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식 살풀이춤·전통춤 개발에 평생 바친 권명화 명인 별세

입력: ‘26-09-07 16:58 / 수정: ‘26-09-07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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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년 2월 서울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권명화씨가 선보인 ‘살풀이춤’. 서울신문 DB


경상도식 살풀이춤을 만들어 평생 전수해온 대구시무형유산 제9호 살풀이 보유자 권명화 명인이 별세했다. 유족은 권 명인이 지난 2일 대구시티요양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7일 밝혔다. 92세.

경북 김천에서 태어난 권 명인은 6·25 전쟁 때 대구로 피난을 떠나 집 근처에서 춤을 가르치던 박지홍(1889~1961) 선생에게서 춤을 배웠다. 풍류의 대가 박지홍 선생은 가야금 병창의 박귀희(1921~1993), 판소리 적벽가의 박동진(1916~2003)을 가르쳤다.

박지홍 선생을 수양아버지 삼아 혹독한 교육을 받으며 살풀이춤, 승무, 입춤, 검무 등을 배웠다. 남다른 춤꾼으로 명성을 얻은 권 명인은 대구를 중심으로 서울, 일본 등지를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했고 제자를 육성했다.

한국춤의 기본과 참모습을 그대로 담은 입춤을 자신만의 감각을 넣어 권명화류 입춤을 완성했고, 희로애락과 한을 춤으로 풀어내는 독특한 살풀이의 경지를 보여줬다. 권명화류 살풀이춤은 대구시무형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살풀이춤의 가장 큰 특징인 고를 매었다가 풀어주는 고풀이를 안무로 재구성한 고풀이춤 역시 권 명인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자리 잡았다.

1995년 대구광역시 무형문화재 제9호 살풀이춤 예능보유자로 지정받았다.

2009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구술 채록에는 권 명인의 삶이 그대로 담겨 있다. 연구자가 명인에게 춤의 의미를 묻자 “춤을 너무 좋아했고, 음악 소리만 나면 지금도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고 했다. “내가 추는 춤은 남을 보여주는 춤이 아니다. 내 몸에 우러나는 동작”이라고도 말했다.

“어딜 가도 나보고 ‘선생님’이라고 하는 게 좋다”는 명인은 “대한민국 다 다녀도 ‘선생님’ 하니까. …‘선생님 시장하시죠 밥 사드릴게’. 누가 날 밥 사주겠어요. 예술이 좋다 좋고. 열심히 해야 되겠다. 제자들 열심히 가르쳐서 잘 하면서 제자들이 느끼고 나도 느끼고. 서로가 교류한다”고 소박한 즐거움을 전했다.

명인은 스스로를 이렇게 정의했다. “나는 춤베끼(밖에) 모르는 권명화지!”

최여경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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