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브 ‘퇴근남유경우’ 캡처
“생활밀착형 유튜버, 유튜브계의 필수 소비재, 유튜브계의 조촐한 회식이 되고 싶은 남자입니다.”부산의 한 연마 공장에서 근무하는 41세 남성 유경우씨. 그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퇴근남 유경우’는 2022년 8월 31일 첫 영상을 올린 이후 22만 7000명의 구독자를 확보하며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그의 영상은 일과를 마친 후 소소한 ‘혼자만의 회식’을 담으며, 일하는 사람들의 현실과 고충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지난해 1월 올린 ‘쓸쓸한 공장, 혼자 하는 회식’ 영상은 최근 358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영상 속에서 그는 12시간 노동을 마친 후 사무실에서 두부와 소시지를 넣은 라면을 끓여 먹는다. 그리고 조용히 독백한다.
“이런 조그마한 회사에서 회식은 찾아볼 수도 없다. 물론 요즘 같은 시대에는 회식을 원하지 않는 사람이 더 많다. 하지만 저는 회식을 좋아한다.”
작은 공장에서 회식이라는 개념은 사라진 지 오래지만 그는 홀로 저녁을 준비하고 반주 한 잔을 곁들이며 스스로를 위로한다.
그는 자신의 채널을 ‘1984년생 과체중 아재’라고 소개하지만, 실제 영상 속에서는 아내와 아들을 향한 애정이 가득하다. 그의 공장은 경기 침체로 인해 일감이 줄어들고 있으며 ‘5년째 월급 동결’ ‘불경기에 기계를 팔아버린 사장님’ 등 현실적인 영상 제목들은 많은 직장인들에게 깊은 공감을 준다.
▲ 유튜브 ‘퇴근남유경우’ 캡처
유튜브 채널을 시작한 이유는 단순하다. 그는 “전국에 계신 유부남 형님, 동생들 응원하고 있다. 그들 역시 나와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라며 자신의 삶을 가감 없이 공유하며 작은 위로를 건넨다.
또 다른 인기 요인은 ‘먹방’ 콘텐츠다. 그는 “먹으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스타일”이라며 솥뚜껑 삼겹살, 라면, 소주 한잔을 맛있게 먹는다. 단순한 한 끼를 넘어 하루를 버텨낸 스스로에 대한 보상이다.
회식 콘셉트답게 대다수 영상에는 반주 장면이 등장하지만, 그는 “기분이 좋지 않을 때나 안 좋은 일이 있을 때는 절대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그의 채널을 접한 시청자들은 “영상을 보면서 하루하루 버틸 힘을 얻는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짊어진 무게가 느껴진다”와 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22일 공개된 영상의 제목도 ‘12시간 일하고 솥뚜껑 삼겹살에 마셔보는 산소 같은 소주 한잔’이었다. 일터에서 하루를 보내고, 퇴근 후 한 잔의 위로를 찾는 소박한 일상이 많은 이들에게 위안을 주고 있다.
김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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