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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바이올린, 언젠가는 빛날까” 열등감 내던진 ‘금발의 힙스터’

입력: ‘21-05-04 20:44 / 수정: ‘21-05-05 10:15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 에세이 출간

미국 건너가 亞연주자로 성공한 삶 담아
경쟁 속 좌절·상처·고민도 솔직하게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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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가 4일 서울 서초구 코스모스아트홀에서 열린 음악 에세이 ‘언젠가 빛날 수 있을까’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카리스마 있는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봄아트프로젝트 제공
‘바이올리니스트. 음악을 업으로 삼고 있는 9살 강아지 미소의 집사. 낭만적 이성주의자다. 발리에서 한 달 살기를 꿈꾸는 등 자연과 함께 하는 힙스터의 삶을 상상하지만 연습과 연주 때문에 실행하지 못한다.’

금빛으로 탈색한 머리를 휘날리며 카리스마 있는 연주를 선보이는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는 책 맨 앞표지에 자신을 딱 알맞게 소개했다. 이어 너무나 솔직하게 한 장 한 장 속마음을 털어놨다. 오는 7일 펴낼 음악에세이 ‘언젠가 반짝일 수 있을까’(아웃사이트)에 연주자의 길을 걸으며 갖게 된 고민과 질문들을 꾹꾹 눌러 담았고, 조금은 부끄러운 마음들을 함께 나누려 한다.

4일 서울 서초구 코스모스아트홀에서 기자들과 만난 조진주는 “제가 가진 건 화려한 필력이 아닌 솔직함뿐이라 들추고 싶지 않은 모습까지 숨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책 제목은 더욱 빛날 날을 꿈꾸는 진주의 따뜻한 희망을 담은 것 같지만 사실은 “열등감을 주제로 한 챕터의 제목을 뽑은 것”이다.

그도 많은 연주자들이 그러했듯 아주 어릴 때부터 바이올린을 잡고 ‘엄마를 엄마로 부르지 않도록’ 질리는 입시를 거쳐 한계가 안 보일 만큼 과열된 경쟁을 거듭했다. 원하던 학교에 진학하고 2014년 인디애나폴리스 국제콩쿠르에서도 우승했지만 늘 ‘내가 잘하고 있나? 부족한 것 아닌가’ 곱씹게 됐다. 책에는 단순히 자신의 연습과 연주에서 비롯된 자괴감뿐 아니라 어떤 연주자들을 향해 감당할 수 없는 질투심이 솟아나는지 등까지 내밀하게 적었다. 연주자로서 잘하고 싶은 욕심과 비교 대상에게 갖는 질투와 굴욕,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수없이 겪는 좌절 등 누구나 느낄 수 있고 갖고 있는 감정이기도 하다. 특히 1988년생 밀레니얼 세대이자 10세에 미국으로 건너간 ‘동양인 여성’으로 맞닥뜨려야 했던 차별과 상처도 거침없이 쏟아냈다. 이렇게까지 다 들춰 낼 수 있는 이유는 그만큼 극복을 했고 계속 딛고 음악의 길을 가고 있기 때문이다.

조진주는 지난해부터 자가격리만 일곱 차례 할 정도로 무대라면 어디든 찾아다녔고 앨범과 책, 유튜브 등 여러 통로로 음악을 나눴다. 이달만 해도 에라토 앙상블 10주년 기념 공연,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협연,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등 다양한 무대에 오른다. 오는 10~11월 생상스 서거 100주년을 맞아 앨범 발매와 전국 투어도 예정됐다. 스스로에게 거듭 되뇐 끝에 얻게 된 음악에 대한 마음을, 그는 바쁜 시간들로 가득 채워 가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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